46회 심야 괴담회 땅개의 추억, 김명철 씨는 통영에서 형사로 계셨는데 별명이 땅개였다 냄새를 한번 맡았다 하면 놓지지 않고 하루에 거의 밀수꾼들, 강도, 도둑 등 이런 범인을 50~60명씩 검거를 하셨다
지금으로부터 65년 전인 1957년, 통영에 김명철 형사는 사냥개처럼 한 번 문 표적은 절대 놓지지 않는다고 해서 별명이 땅개였다.
땡개 형사 명철 씨가 경찰서에 출근한 어느 날.
'선배 조금 전에 이상한 신고가 들어와서 말입니다 이금순 아시죠? 그 여자가 실종된 것 같다고 그러네요'
'이금순이가? 어디 봐봐'
명철 씨를 놀라게 한 이금순. 그녀는 누구일까?
50년대 통영 분위기는 전쟁이 끝난 지 얼마 안 돼서 다 같이 가난하고 가진 게 없던 시기였다
그걸 틈타서 통영과 남해안 일대에 성행하던 사업은 밀수였다
말수꾼들은 사치품과 생필품을 몰래 들여왔다
특히 실종 신고가 들어온 이금순은 여자 몸으로 어느 밀수조직의 부두목까지 올라간 요주의 인물이었다.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 실종 신고를 한 사람을 찾아갔다
신고한 사람은 이금순네 살면서 집안일을 돌보는 수무 살에 식모였다.
사흘 전 이금순은 밤에 거래가 있다면서 여태 안 왔다는 것이었다
그 얘길 듣자 마자 명철 씨는 감이 왔다
'이건 강력 사건이다.'
하지만 탐문을 하면 할수록 막막해졌다.
이금순의 친구, 조직원, 채무자 수십 명을 일일이 만난것은 물론이고 이금순의 집, 사무실 자주 찾는 다방, 거래처에서 며칠씩 잠복하기도 했고 도망갔나 싶어 항구에 가서 사흘 치 승선기록도 보고 사고가 났나 싶어 그 일대의 병원, 장례식장도 다 뒤져보았다.
이금순의 흔적은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허탕만 치다가 잔뜩 독이 오른 명철 씨는 결국 이금순의 집에서 잠을 자기로 했다 당시 형사들의 미신은 사건이 잘 안 풀릴 때 최후의 수단으로 범행 현장이나 피해자의 집에서 자면 꿈에 단서가 나온다는 속설이다.
이금순네 집에 가서 식모에게 이불을 펴달라고 요구하고 안방에 대뜸 드러누웠다.
잠을 자야 꿈을 꿀 텐데 영 졸리지 않고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뒤져보았다
서랍장이며 선반을 샅샅이 수색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것도 문밖에서 들리는 소리였다.
누군가 문밖에 있다는걸로 감지한 명철 씨는 바싹 긴장했다
이 시간에 이금순의 집에 찾아올 정도면 사건과 관련이 있겠다고 생각했다
문이 가까워질수록 물 떨어지는 소리 사이로 질질 끌리는 소리가 섞여 있었다
그래서 명철 씨는 상대가 눈치채기 전 문을 벌컥 열었는데 무언가 얼굴에 떨어져서 쓸어보니 새빨간 피가 흥건하게 묻어있었다 그래서 천장을 올려다봤더니 웬 여자가 내려다 보고 있었다
기겁하며 일어났는데 꿈이었다
이 상황이 당황스러웠다 얼굴에 피가 쏟아지는 꿈에 무슨 뜻이 있는 건지 꿈에 의미를 두는 것이 맞는지 헷갈렸다
경찰서로 돌아가려고 마당으로 나왔는데 한 남자가 아침부터 식모의 이름을 부르며 들어왔다 건들건들한 행동이 건달처럼 보였다 자연스럽게 집으로 들어가는데 알고 보니 식모의 애인이었다
이금순이 집에 없다는 걸 잘 아는 듯한 태도도 그렇고 명철 씨를 보자마자 형사란 걸 알아본 식모의 애인이 의심스러웠다.
그날 밤 명철 씨는 이금순의 집에서 하룻밤 더 지냈다
밤 중에 이금순의 집에 가서 문을 두드리려는 그때 꿈속에서 들었던 그 소리가 다시 들렸다.
뒤를 돌아보자마자 하얀색 집 모퉁이 사이로 사라졌고 놓지지 않기 위해 서둘러 뒤쫓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아무리 빨리 뒤를 쫓아도 사라지는 잔상만 보일 뿐 전혀 가까워지지 않았다
화가 난 명철 씨는 방향을 바꿀려고 뒤돌아서는 순간 피범벅의 여자 얼굴과 정면으로 마주쳤다. 그 얼굴의 주인은 바로 이금순이었다.
물에서 막 빠져나온 것처럼 머리부터 발끌까지 젖어있고 목에는 칼이 꽂혀 피로 시뻘겋게 옷이 물들어있었다.
게다가 팔과 몸통은 밧줄로 꽁꽁 묶여있었는데 밧줄 끝에는 돌이 매달려 있었다.
이금순이 움직일때마다 끌리는 소리가 났던 것이었다
베테랑 형사로 일하면서 별별 꼴을 다 봤지만 기괴하고 흉측한 이금순의 모습은 명철 씨마저 무서움에 떨게 했다.
명철 씨는 그 순간 깨달았다. 이금순은 살해당했다
명철 씨는 죽은 이금순에게 물어보았다
'너 누가 이렇게 만들었어? 너도 지금 뭔가 얘기하고 싶은 게 있으니까 내 앞에 나타난 거 아니야'
그러자 표정 없이 서 있던 이금순이 서서히 입술을 움직였다 그럴 때마다 목에서 새빨간 피가 쏟아지고 딱 한마디 했다
'쫓아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여전히 이금순네 집 현관 앞에 서 있었다
어리둥절하고 있던 사이 문 안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밖으로 나온 사람은 식모의 애인이었다
그 순간 이금순의 당부가 떠오른 명철 씨는 시간 차를 두고 식모의 애인을 쫓아갔다
좁고 꼬불꼬불한 골목에서 혼자 술래잡기한 끝에 도착한 곳이 강구안 이라는 항구였다 쓰레기더미 밑에서 꽁꽁 싸맨 보따리를 꺼냈다 그 현장을 급습했고 식모의 애인을 붙잡았지만 그 보따리는 바다에 던져져서 놓쳤다
검거한 남자는 경찰서에 보내고 지원을 받아 강구안 일대를 샅샅이 수색했다
그런데 찾으려 했던 보따리 대신에 통통부은 여자의 시체가 발견 되었다 바로 이금순의 시신이었다 명철 씨를 놀라게 한 것은 시신의 상태였다
목에는 칼이 꽂혀 있었고 몸통과 팔이 밧줄로 감겨있고 밧줄 끝에는 바위가 매달려 있었다 전날 명철 씨가 봤던 이금순의 유령의 모습과 똑같았던 것이다
이 사건은 살인사건으로 바뀌고 식모의 애인을 추궁하자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이금순과 경쟁하던 어느 밀수 조직이 자신들에게 방해가 되는 이금순을 처리하고자 결심하고 조직원을 보내 이금순을 살해했었던 것이다 그 조직원의 정체는 식모의 애인이었다.
검거가 되던 날 식모의 애인이 바다에 던진 보따리에는 이금순을 공격할 때 썼던 피 묻은 몽둥이와 이금순의 피가 묻은 옷이 들어있었다
바로 버리면 들킬까봐 시차를 두고 처리하려고 했지만 땅개 명철 씨에게 들켜던 것이다
더 충격적인건 식모의 애인에게 공범이 있었다.
그 공범은 이금순이 실종됐다며 신고를 했던 식모였다.
사건 후 명철 씨는 이금순의 집을 찾아갔고 이금순 씨가 지내던 방에서 술을 한 잔 붓고 앉아서 얘기하셨다
'이금순 씨 나한테 현몽을 해 줘서 고맙고 얼마나 억울하셨으면 그렇게까지 하셨겠느냐 이제 범인도 잡고 억울함도 풀어드렸으니까 좋은 곳으로 가십시오'
그러자 이금순 씨가 깨끗한 하얀 한복을 입고 나타나서 너무 감사하다며 큰절을 했다 꼭 살아있는 사람처럼 그러고 이금순은 은혜를 꼭 갚겠다고 약속을 하고 사라졌다.
이후 이금순은 해결이 안된 사건을 해결해준 후 은혜를 갚았다 감사했습니다 하고 사라졌다..
이 괴담들은 개인적인 체험이나 제보에 이야기로 귀신 이야기는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사실 여부와 판단은 본인의 몫입니다 미신을 조장할 의도는 없습니다
자료참고:심야 괴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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